여행할 권리/2013_여름 내일로

[0805 내일로7-전주] 전주는 맛있다

koala초코 2013. 8. 15. 23:21



안동-경주-부산-순천-구례-지리산을 거쳐 도달한 마지막 내일로 여정지 전주

내일로의 성소답게 전주역에서 큰 배낭을 맨 젊은이ㅋㅋ들이 우루루 하차

어딜 가나 배낭으로 가득한 전주

침묵의 지리산에서 수다의 전주로, 나 홀로 노고단에서 북적이는 전주로 급격한 환경변화에

잠시 어질어질 합니다 ㅋㅋ 

실제로는 사람보다 더위에 숨이 턱....역시 더위엔 바다나 산으로 피난 아니 피서를............


전주역에 도착한 시간이 2시, 이때까지 토스트 두쪽, 자유시간 하나, 아이스크림 하나 섭취한 내 위장

일단 밥을 먹으러 갑시다





(내사랑 피순대!!!!! 이거 올리면서 침샘어택당함'ㅠ'순대....피순대를 달라........)


전주에서 유명하다는 남부시장 조점례 피순대집

보통 줄 서서 먹는다는데 애매한 시간에 방문한 덕에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토스트 하나로 노고단을 오른 지금의 내 모습은 시방 나는 위험한 한 마리 짐승

순대국밥에 피순대 소자 하나까지 한 큐에 주문했습니다


곧바로 내 앞에 나와준 피순대야

너는 어쩜 이리 맛있니??

이제껏 먹어보지 못했던 순대의 맛....너 때문에 난 일반 순대를 먹을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어............

순대가 입에서 녹는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어? 순대 한 접시가 18개고 국밥에 3개 들어있고 총 21개인데

다 어디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은편도 순대국밥집인데 맛은 비슷하다고 합니다)


울면서 순대 21개와 국밥 한 그릇 흡입한 나 

돼지국밥...순대국밥.....이번 여행의 감동 포인트..........



시장 옆의 풍납문...인데 날씨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배도 채웠겠다 일단 무거운 짐부터 내려놓고 한옥마을을 싸돌싸돌하기로 합니다




(전동성당이 바로 보이는 한옥마을 옆의 게스트하우스)


사실 내일로 티켓 일수는 오늘이 마지막인데

이 하늘정원 게스트하우스 예약에서 꼬이는 바람에ㅋㅋ 쿨하게 하루 더 연장하기로 하고 월요일로 예약해 둔 게하

주인 아주머니의 안내를 받아 체크아웃 하고 저녁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막걸리 파티도 열린다는 정보도 확실히 해 둔 뒤에 짐을 챙겨 한옥마을로 나옵니다 ㅋㅋㅋ




부산, 순천과 함께 내일로로 두 번째 방문하는 전주

2010년 겨울 당시, 전주에서 숙박하지는 않고 잠깐 들리기만 한 곳이라 별 생각없이 한옥마을로 왔었습니다

그런 우리를 반겨 준 기록적인 폭설과 전주 버스 파업..........

제 키만큼 쌓인 눈을 헤치고 비빔밥을 먹으며 바라본 전동성당과 전주 향교와 경기전

그 당시에는 별 생각없이 스쳐 지나갔던 전동성당인데

알고 보니 여기서 영화와 드라마도 많이 찍고 유명한 곳이더군요ㅋㅋ

그때는 보지 못했던 성당 내부도 한 번 들어가 보았습니다


(성당 뒤뜰의 피에타 석상)


날이 덥긴 하지만 하늘 하나는 끝내 줍니다





쌓인 눈 없이 온전히 바라본 3년 후의 전주는

인사동...보다는 삼청동에 온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모양만) 한옥인 건물들 안에 들어선 카페....카페.....상점......카페카페카페식당카페카페슈퍼카페카페

이 정도로 카페가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더치 커피가 유명하대서 들어간 빈스 인 가배몽

자리에 앉아마자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기가막힌 타이밍에 커피 마실 생각을 한 나를 대견해 하며ㅋㅋ 시원하게 더치 커피를 한 잔 하며 일기 정리를 했습니다

더치커피 원액도 팔고 있어 잠깐 고민했지만...짐을 더 늘리고 싶지 않아 보류...




겨울엔 눈 때문에 올라가 보지 못했던 오목대

이성계가 승전 기념으로 잔치를 열었던 장소라는 이 언덕으로 올라가면 한옥 마을 전경을 볼 수 있대서

부용대와 하회마을 커플 같은 관계를 기대하며 올라섰지만...울창한 나무들로 실패!

오목대 정상에서는 나무 때문에 안 보이고 중반 정도 올라가는 길에 서야 조금 보이더군요

수많은 한옥 지붕들...그리고 그 위의 심상찮은 검은 구름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지쳐 갑니다



월요일에는 최명희문학관과 부채박물관이 휴관입니다

이 부채 박물관은 또 다른 곳인데, 사진 속의 전시물들이 전부

나름 흥미롭게 지켜보며 부채 하나 사 볼까 둘러봤는데 예쁜 게 많지 않더군요




빵덕후가 전주의 유명한 풍년제과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노릇

한옥마을에서 전주 객사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객사 앞에 자리한 제과점을 발견할 수있습니다

들어가보니 공장처럼 초코파이를 미친듯이 만들고 있었습니다

10개 20개 싹쓸이하는 사람들 틈에서 간신히 두개 집어들고 계산을 하고

그 자리에서 하나 까서 먹어봤습니다

맛있긴 한데...진짜 달아요

안에 흰 크림과 딸기잼?이 들어있고 빵이 생각보다 부드럽진 않더군요 오레오 과자? 느낌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초코파이로 느끼해진 속, 밥은 별로 먹고 싶지 않고

(순대들이 소화가 덜 된 것인지ㅋㅋㅋㅋㅋㅋ)

길거리아에서 자두주스 하나를 시켜 마시면서 한옥마을을 한 바퀴 더 돌았습니다

길거리아 바게트 샌드위치도 유명하던데, 가게 안에는 좌석이 없어

샌드위치도 주스도 들고 다니며 먹어야 합니다


나중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바게트 샌드위치 먹어본 내일러 분이 맛있다고 인증해 주더군요

하나 먹어볼 껄........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다른 숙박하시는 분들과 함께 전주 모주와 막걸리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안주는 주인 아주머니가 부쳐주신 빈대떡! 

역시나 이번이 마지막 내일로인 제가 이 자리에서 최고령자(ㅋㅋㅋ) 였습니다ㅠㅠ

그렇게 안 보인다며 놀라워 해준 분들 고마워요ㅠㅠㅋㅋㅋㅋㅋㅋ


수정과 맛이 나는 모주 한 잔 하며 서로의 내일로 일정, 신상털이ㅋㅋ, 전주에 대한 감상을 공유했습니다

다들 전주에 대해선 볼 건 별로 없고, 먹을 건 많다, 라고 합의ㅋㅋㅋ

전주가 좋아 게스트하우스를 차렸다는 주인 아주머니도 전주 딱히 볼 거 없다는 데 동의하셨습니다

대신 새로운 메뉴 개발에 힘쓰는 게 있다며, 전주의 수많은 먹거리들을 나열하는데

모두 고개를 끄덕끄덕, 어떤 분은 전주에 있는 내내 배부른 상태로 다녔다며ㅋㅋㅋ

피순대, 순대국밥, 콩나물국밥, 베테랑 분식, 외할머니솜씨 흑임자빙수, 커피, 모주, 막걸리, 인절미토스트, 석갈비, 비빔밥, 한정식, 길거리아 바게트 샌드위치와 과일주스, 풍년제과 초코파이, 지금 생각나는 것만도 이 정도인데

이런 매력에 이끌려 볼 것 없다 투덜대면서도 자꾸 전주로 오고 또 온다는 주인 아주머니의 말씀ㅋㅋ


저도 조만간 전주로 재방문 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듭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