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독서/한 권의 책
최성일의 한 권의 책
koala초코
2011. 12. 17. 14:58
한번 훑어보면 바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서평을 모은 책이다. 그럼에도 칭찬보다는 비판이 주를 이루는 글의 논조에 멈칫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책을 평가하는 글이라면 칭찬이 위주인 글에 익숙해진 우리의 체질 탓이다. 나도 책에 대한 비판이 처음에는 불편했다. 이내 서평의 목적 중 하나가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한 안내라는 것을 명확히 하자, 글의 장점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왔다. 비판에 익숙치 않은 우리들. 비판과 비난의 경계를 명확히 하지 못한 탓일까? 좋은 책을 골라주는 그의 서평은 말 그대로 좋은 서평의 본보기이다.
p287 이른바 '주례사 비평'은 문학 비평만의 문제는 아니다. 덕담 일변도의 무색무취한 결혼식 주례사 같은 비평은 서평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책 사서 읽고 서평 쓰기'를 고집하는 서평자의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에는 관점 없는 뜨뜻미지근한 책읽기에 대한 반작용의 측면이 없지 않다.
공짜로 얻은 책에 대해 냉정한 비판을 가하는 것은 몰인정한 처사다. 하지만 우리의 도서관 체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해서 그렇지 책을 꼭 사서 읽을 필요는 없다. 제 값을 치르고 책을 사는 것이 서평자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라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을 엄정한 서평의 전제 조건이라고 하기에는 미진한 구석이 있다.
완전무결한 사람이 없듯이 완벽한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평자들이 서평, 리뷰, 독후감 등을 쓰면서 책의 단점에 대해 애써 눈감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 그것은 우리 사회가 '낯짝 사회'이기 때문이다. 책을 쓰고, 우리말로 옮기고, 만든 이들과의 인간관계에서 서평자는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학계와 출판 동네의 범위는 의외로 좁아서 전혀 낯을 모르는 사람도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기 십상이다. 그런 점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 위해 잠재적인 인터뷰 대상자와의 친밀한 만남을 꺼린다는 어느 방송인의 태도는 본받을 만하다.
p287 이른바 '주례사 비평'은 문학 비평만의 문제는 아니다. 덕담 일변도의 무색무취한 결혼식 주례사 같은 비평은 서평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책 사서 읽고 서평 쓰기'를 고집하는 서평자의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에는 관점 없는 뜨뜻미지근한 책읽기에 대한 반작용의 측면이 없지 않다.
공짜로 얻은 책에 대해 냉정한 비판을 가하는 것은 몰인정한 처사다. 하지만 우리의 도서관 체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해서 그렇지 책을 꼭 사서 읽을 필요는 없다. 제 값을 치르고 책을 사는 것이 서평자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라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을 엄정한 서평의 전제 조건이라고 하기에는 미진한 구석이 있다.
완전무결한 사람이 없듯이 완벽한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평자들이 서평, 리뷰, 독후감 등을 쓰면서 책의 단점에 대해 애써 눈감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 그것은 우리 사회가 '낯짝 사회'이기 때문이다. 책을 쓰고, 우리말로 옮기고, 만든 이들과의 인간관계에서 서평자는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학계와 출판 동네의 범위는 의외로 좁아서 전혀 낯을 모르는 사람도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기 십상이다. 그런 점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 위해 잠재적인 인터뷰 대상자와의 친밀한 만남을 꺼린다는 어느 방송인의 태도는 본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