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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문학공부센터

유종호의 시란 무엇인가

@ 한 줄 요약 : 좋은 시를 많이 읽어 주체적 독자가 되자 !

 @ 한 줄 요약에 대한 세 가지의 질문과 이에 대한 발췌 답변

 

- 그러니까 시를 왜 읽어야 해요?

31p 말에 대한 엄밀성은 언어동물인 인간이 가꾸어야 할 첫번째 기율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글자 한 자의 빠춤이나 더함이 전세계의 파멸을 의미할 수 있다'는 것은 [탈무드]에 보이는 말이다. 유태인의 지적 성취의 기초를 보는 듯한 감이 들지만 어쨌거나 시의 경우엔 신통히 들어맞는 금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언어에 대한 엄격성은 자연 앞에서의 경건함과 마찬가지로 인간 품성의 도야와도 연관된다. 두려움을 모르는 방자한 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쓰는 것이다. 말과 글은 사람이다. 그리고 시를 읽는 것은 말과 글과 사람을 아는 길이다. 단 하나의 길은 아니지만 하나의 중요하고 매력 있는 길인 것만은 분명하다.

 

- 그렇게 거창한 이유밖에 없나요?

19p 마음속의 알 수 없는 설렘이 사랑이요 그리움임을 알게 되는 것은 대개 문학경험을 통해서이다. 아니 문학경험을 통해 이 세상에 사랑과 그리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을 스스로 마련해 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조차 있다. 문학경험은 현실경험을 앞당기게 하는 것이다.

 

- 주체적 독자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15p 주체적 독자가 되기 위해서는 시에 관한 잡다한 미신과 풍문을 떨쳐버리고 될수록 많은 그리고 괜찮은 작품을 대해 보고 그 앞에서 겸손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때 우리는 세상에서 얘기하는 어려운 시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 언뜻 쉬워 보이는 작품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많은 독시 경험을 통해서 좋은 시와 그렇지 못한 시, 혹은 시 아닌 시를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많이 읽는 것이 우선 첩경이다. 그리고 물론 괜찮은 시를 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 그리고 내게 남기는 일침

 

14p 우리 문학교육의 실패는 주체적 판단능력을 가진 주체적 독자의 부재에서 현저하게 드러난다. 특히 시의 경우 좋아하는 작품, 그 가운데서 가장 당기는 대목을 들게 하면 판단 주체의 참모습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대개의 경우 널리 인용되거나 영향력 있는 비평가가 지목한 작품을 드는 것이 보통이다. 정답과 오답을 사선지 선택형으로 훈련받은 사람들의 서글픈 생태이겠지만 '정답'이 무엇일까를 궁리하는 흔적은 많아도 순박하게 자기 감수성의 동향을 숧회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신없이 암시와 시사를 찾으려 든다. 자신의 감수성은 뒷전으로 돌려놓고 대세와 풍문과 눈치에 의존하려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