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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독서/한 권의 책

굿바이, 게으름

31쪽, 게으른 사람들은 하나같이 선택을 피하고 변화를 싫어한다. 그들은 일을 맡겨주면 잘할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일을 찾아 하지는 않는다. 좋은 말로 하면 욕심이 없는 사람들이고, 안 좋은 말로 하면 매사에 동기가 부족한 사람들이다. 아니, 욕심이 없다기보다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선택하고 도전하지 않았기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게으름은 그런 의미에서 '선택장애'혹은 '선택 회피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선택할 능력이 있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지표가 되며, 그가 자유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택 회피는 여러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가장 흔한 양상은 선택의 순간을 기약 없이 미루는 것이다. 이는 게으른 사람들의 대표적인 방식이다. 지금은 할 일도 많고 바쁘니까 머리 아프고 어려운 문제는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다. 그런데 '다음'은 달력에도 없는 날이라는 걸 그들은 알까?
 두 번째 양상은 결정권을 남에게 맡겨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종종 상대에게 매너 좋은 행동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흔히 사람을 만나거나 데이트를 할 때 상대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함께 볼 영화나 식사 메뉴에 대한 선택권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패턴을 이루고 있다면 이는 명백한 게으름이다. 우리는 주위에서 전공과목이나 직업 선택조차 남의 판단에 맡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것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는 의미인 동시에 삶에 대해 책임지지 않겠다는 태도이다. 나의 선택이 아니었으니 잘못되어도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세 번째 양상은 선택의 폭을 지나치게 좁히거나 넓혀버리는 것이다. 선택의 가짓수를 무한정 늘려버리고 그 안에서 최상의 것을 고른다며 고민하는 것은 결국 고르지 않겠다는 뜻이다. 반대로 선택의 범위를 과도하게 좁혀 쉬운 일에만 매달려 있는 것도 선택을 피하는 행동이다. 능동적 선택이란 선택에 따른 위험성을 감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택해도 좋고 저것을 택해도 좋은 것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선택이라 볼 수 없다.
 살다보면 매순간 선택을 피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그렇기에 삶은 '선택하는 것'과 '선택하지 않는 것'으로 나뉘지 않는다. 엄밀하게 말해 삶에는 '스스로 선택하는 것(능동적인 선택)'과 '선택을 강요당하는 것(수동적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는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철학자 요다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하거나 하지 않는 것만 존재할 뿐, 하려고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선택 회피는 결국 수동적 선택의 다른 이름이다. 그렇기에 게으름은 본질적으로 '선택을 피하기로 한 선택'이다.


67쪽, 자기비난이 계속되면 선택과 도전은 더욱 멀어지고, 그래서 더 게으름에 빠지게 된다. 결국 자기비난도 큰 범주에서 보면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욕하며 자기비난에 빠져 있는 사람은 사실 자기 자신을 가장 잘 방어하고 있는 셈이다. 비난으로 비난을 방어하는 고차원적 전략인 것이다.


140쪽, '자기로서 살지 못하는 삶!' 나는 이를 세상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생각한다. 지난날 나의 삶이 그랬고 진료실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다. 자신이 아닌 남이 되고 싶어했고, 자신에게 없는 것을 늘 부러워했다. 어제와 오늘의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끊임없이 남과 자신을 비교하려 들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스로 열등하거나 뒤쳐졌다고 생각했고, 앞서가는 누군가를 붙잡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뒤쫓아가는 삶은 자신의 강점과 열정을 살리기보다는 상대의 강점을 흉내내게 만든다. 그리고 결국 흉내내는 삶은 우리를 주저앉게 만든다. 게을러지고 마는 것이다. 반대로 내면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는 사람은 게으를 수 없다. 그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어제의 자신과 경쟁할 뿐이다. 우리는 이제 추격전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느끼는 열등감은 허위의식일 뿐이다. 그것은 처음부터 허위였다. 진실은 이렇다. 나는 열등하지도 우월하지도 않다. 그저 '나'일 뿐!


164쪽, 문제의 해결을 원한다면 그 상위의 관점에서 접근하라! 그것이 답이다. 그게 어떤 일이 되었든, 중요한 것은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왜 해야 하는가'를 발견하는 것이다. 철학자 니체는 그 중요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어떠한 상태에서도 견뎌낼 수 있다."


238쪽, 게으름 극복을 위한 십계명

1. 하면 된다! 가 아니라 왜 해야 하는가!를 발견하라.
2. 마음의 상태를 살피는 또 하나의 마음을 키워라.
3. 자신 안에 '더 큰 존재'가 있음을 믿어라.
4.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라.
5. 자신의 강점과 재능에 기초하여 '큰 그림(비전)'을 그려라.
6. 운동과 휴식은 천연의 보약임을 명심하라.
7. 매일 마음을 모을 수 있는 자기의식을 행하라.
8. 중요한 일을 우선적으로 하라.
9. 계획과 일을 소화 능력에 맞게 나눠라.
10. 매일 한 가지씩 능동적 선택을 하라.


 여성시대 카페에서 발췌된 글을 읽고 느낀 바가 많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마음이 아팠다. 내가 나로 살지 못해서 선택을 유보한 채 게으름 피우느라 낭비한 시간들이 안타까웠다. 지금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가? 일단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답하겠다. 지금으로선........
 게으름 극복 방법 열 가지는 평이하지만, 마지막 책에서 마스터 키로 덧붙이고 있는 '오문, 오감 변화일기 쓰기'는 참신하다고 생각되어 덧붙인다. 오늘부터 당장 실천이다.


242쪽, 오문-오감 변화일기 쓰기

 오문-오감 일기란 말 그대로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해 짧은 문답식 일기를 써내려가는 것입니다. 과거 한 줄(긍정적 경험), 현재 세 줄(감사할 일,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 일, 새롭게 느낀 점), 미래 한 줄(원하는 미래상)해서 다섯줄에 걸쳐 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단, 생각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동원해서 써야 합니다. 이 오감일기를 통해 우리는 감사, 낙관성, 유연성, 도전의식, 창의성, 희망, 자기성찰이라는 정신 근육을 강화하고 심상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강력한 긍정성 훈련의 도구로써 부정적인 마음을 교정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당신이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열쇠가 되어줄 것입니다.

1. 처음 2개월 동안은 가능한 한 짧게 쓰십시오. 제일 중요한 것은 매일 쓴다는 것입니다. 매일 쓰는 것이 정 부담스러우면 평일만 써도 좋습니다.
2. 쓸 내용이 없고 다소 억지스러워도 쓰십시오. 특히, 지금까지 감사라는 정신근육을 단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것은 참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하루가 아무 일도 없이 흘러갔다면 그 자체가 감사하다고 써보십시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닐 수 있습니다.
3. 글을 쓸 때 잠깐 상상의 나래를 펴서 기억에 살을 붙이고 오감으로 경험하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랑 바다낚시를 갔던 일이 기억난다면 그 구절을 쓰면서 머릿속으로 기억의 나래를 펼치는 것입니다. 보이는 풍경, 파도 소리, 바닷바람의 냄새, 회의 맛 등등. 다섯 질문 중에서 '과거의 긍정적 경험'과 '원하는 미래상'은 특히 오감을 동원하여 쓰도록 노력하십시오.
4. 2개월이 지나 어느 정도 습관이 되면 질문을 추가해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 천천히 한 일'이라는 주제를 정해도 되고, '자신에게 하는 칭찬 한마디'라는 코너를 만들어 써내려가도 좋습니다.
5. 편한 시간에 편한 장소에서 편한 형식으로 쓰십시오. 저의 경우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엎드려서 쓰며 때로는 그림일기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6. 강제성을 부여하려면 블로그에 '60일간의 일기'와 같은 폴더를 만들어 외부에 노출시켜도 좋습니다.
7. 매일의 일기에 제목을 달아보십시오. 자기 멋대로 말입니다. 당신의 시대는 당신의 언어로 오기 때문에 새로운 표현 방법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예> 2007년 0월 0일 '삶은 계속된다'

1. 과거의 긍정적 경험이나 추억 하나를 떠올린다면 :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지리산에서 일몰을 보던 순간
2. 오늘 감사할 일은? : 전화로 안부를 물어본 친구에게 감사!
3. 오늘 스스로 선택해서 한 일은? : 초밥이 먹고싶어 초밥집에 감
4. 오늘 새롭게 생각한(느낀)점은? : 걸으면서 '바쁘지 않을 때도 내 발걸음이 빠르구나!'라는 생각을 함
5.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하나 떠올린다면? :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이 입상하여 수상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