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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독서/한 권의 책

흥미로운 설득의 심리학

 32p 생각해 보라. 단지 하루라도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 우리에게 발생하는 모든 일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모든 상황들에 관한 정보를 모두 수집하여 그것을 일일이 철저하게 분석하면서 살 수 있겠는가? 물론 불가능하다. 그러한 삶을 살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에너지, 그리고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고정관념을 사용하고 어림짐작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다.


 책을 읽으며 우리가 무의식중에 행동하게 하는 심리의 틀이 실은 생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고정관념이 나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우리의 고정관념을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려고 드는 불로소득자들이다. 이득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목숨까지 앗아갈 정도로 설득의 법칙은 위력적이다. 상호성의 법칙, 일관성의 법칙, 사회적 증거의 법칙, 호감의 법칙, 권위의 법칙, 희귀성의 법칙. 책에서 소개하는 설득의 이론들은 읽는 자체만으로도 재미있고 도움도 된다. 무엇보다 실제적인 상황을 심리학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흥미롭다.

 6가지 법칙 중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건 '일관성의 법칙'인데, 자신이 한 말에 행동을 일치시키기 위해 스스로를 설득하는 어떤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그렇게나 일관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저-너머의 사람들도 한결같이 말하고 행동하는 걸까? 무엇이 옳고 그른지조차 판단할 수 없을 지경까지?


110p 가끔 우리가 무엇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는 것은 생각하는 것 자체가 힘들고 귀찮기 때문이 아니라, 심사숙고끝에 얻어지는 결론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심사숙고에 의해 가증스럽게도 분명해진, 또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결론을 대하는 것이 두려워서 우리는 가끔 차라리 정신적 게으름뱅이가 되고 싶어한다.
 이런 경우 자동화된 일관성은 우리에게 훌륭한 안식처를 제공해 주어 냉엄한 현실로부터 도피하게 해 준다. 우리는 이 요새에서 완고한 일관성으로 꼭꼭 무장해서 이성의 포위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요하지만,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버려야 할 것, 어렵고 고통스럽지만, 이겨내야 할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