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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독서/소설의 그림자

스티븐 킹의 사계 재출간

영화 <쇼생크 탈출>의 원작을 읽게 되어 감격~나머지 세 편의 중단편도 감격~

희망의 봄,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69p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앤디 듀프레인이라는 친구는 나 자신뿐만이 아니라, 감옥에 들어와서 내가 알게 된 그 누구하고도 거의 닮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창백한 남자는 자기 몸의 뒷문에 500달러를 숨겨가지고 들어왔지만, 그 외에도 몰래 무엇인가를 가지고 들어왔다. 그것은 그 자신의 값어치나 마지막에 승자가 되려고 하는 그의 의지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걸레 같은 회색 벽 속에서도 존재할 수 있는 자유로운 기분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앤디가 가지고 다니는 것은 내적인 빛이었다.

156p 우리들은 앤디가 멋지게 탈옥한 것이 기쁘기도 하지만 슬프기도 하였다. 작은 새들 가운데는 새장 안에서 기를 수 없는 새도 있다. 그뿐이었다. 날개 색깔이 너무도 선명하거나, 노래 소리가 너무 아름답거나, 좀 색다른 것이 있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 새를 놓아주거나 아니면 먹이를 주려고 새장을 열었을 때 스스로 손을 빠져나가 날아가기도 한다. 애초부터 그 새를 새장에 가두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 마음은 오히려 안심하게 되지만, 그 새가 없어졌기 때문에 집은 전보다 더 쓸쓸하고 공허하게 된다.

165p 레드, 잊으면 안 돼. 희망은 무엇보다도 좋은 것이고, 좋은 것은 결코 죽지 않는 법이야.

타락의 여름, 우등생

478p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았어. 옛날 듀샌더가 저지른 잔혹 행위 그 자체에 그 두 사람을 끌어당기는 공통적인 토대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그건 무서운 생각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지. 강제수용소에서 일어난 일은 지금도 위장을 자극해서 토해내게 할 힘이 있어. 나 스스로도 그것을 느껴. 내 경우 강제수용소에 들어간 친척이라고는 할아버지뿐이야. 그것도 내가 3살 때 돌아가셨지. 그러나 어쩌면 그 독일인 녀석들이 저지른 일들은 우리들에게 끔찍한 매력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뭔가가 있을지도 몰라....상상력의 지하묘지를 열어젖히는 무엇인가가. 어쩌면 우리들의 전율과 공포의 일부가 어떤 일련의 적당한(아니 부적당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우리들 스스로 자진해서 그런 시설물을 만들고, 거기에 가두겠다는 비밀스런 생각이 잠재하고 있을지도 몰라. 검은 부분에 대한 생각지도 않은 발견이지. 어쩌면 적당한 일련의 상황이 갖추어 진다면,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한 어두운 단면들이 기꺼이 밖으로 기어 나올지도 모르지. 그것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앞머리를 내리고, 구두약을 바른 듯한 콧수염을 기르고, 하일! 히틀러라고 외쳐대는 미친 총통의 패거리들일까? 빨간 악마일까? 귀신일까? 아니면 냄새나는 파충류의 날개로 퍼덕이며 날아다니는 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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